오염되지 않은 인삼
이 일을 시작한 이유.
Q. 유기농인삼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인삼농사는 저희 윗세대 지금은 돌아가신 아버님 세대부터 시작 되었습니다. 아버님이 1930년대 생이시니, 거의 100년 가까이 되가는 셈입니다. 그 당시에는 농약이나 비료가 있질 않아서, 모든 것이 유기농 인삼이었다고 볼 수 있죠. 비와 바람이, 흙과 자연이 키운 것이죠. 제가 어린시절에 인식하는 인삼은 본래 유기농 인삼이었고, 지금의 인삼은 여기서 많이 벗어나 있습니다. 언젠가 그 시절의 인삼을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언제나 있었습니다.
Q. 유기농인삼을 만들기까지의 과정과 비전은 무엇입니까?
거창할 것이 없이 깨끗하고 투명한 인삼을 만드는 것. 내가 유년시절 보았던 인삼을 재현하는 것입니다. 농약과 비료가 개발된 이후에 작물 생산량의 증가로 인해 풍족한 먹거리를 누리게 되었죠. 하지만, 그로 인해 땅이 오염되고, 아직도 금지된 농약들이 땅에서 검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DDT계열의 농약은 몇십년동안 자연상태에서 분해가 되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사실 인간이라는 것이 기존의 관성대로 살아가게 되어있습니다.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면, 농사는 쉬워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기농을 시도하는 것에 두려움과 거부감을 가지게 됩니다. 특히나 인삼의 경우, 최소 4년간 12종류의 계절을 인고해야 하기 때문에, 미래를 장담할 수가 없는 거죠. 한해를 키우고 수확하는 작물과 비교할 수 없습니다. 농업기술센터 농학박사 저를 비롯한 협동조합원들이 20여년간 농법을 개발해왔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재배시스템을 확보하였고, 17만평의 경작지를 개간하여 경작하고 짓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생각합니다.
Q. 유기농 인삼이 지금까지 불가능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어떻게 가능하게 된건가요?
인삼은 다년생 작물입니다. 또한, 특정한 조건의 습도와 일조량이 조절되어야만 자랄 수 있습니다. 보통의 산삼을 생각해보면, 햇볕이 잘 들지 않고, 습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해를 등지는 골짜기에 분포합니다. 그래서, 경작을 위해서 해가림막을 설치하고, 온습도를 유지할 수 있는 배수시스템을 적용하는 것이죠. 이처럼, 재배조건이 굉장히 까다롭습니다. 인삼은 추위에 강하나, 더위에 약합니다. 따라서, 한여름에 타 죽는 경우가 많습니다. 동시에, 타뿌리작물에 비해서 병충해에 약한 편입니다. 선녀벌레와 같은 외래충에 큰 피해를 입었던 경우도 있고, 다년간 경작하기 때문에 한번 곰팡이가 휩쓸고 지나가면 밭이 초토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병충해 피해는 주로 여름 장마기간에 최고조이며, 이 시기를 잘 견뎌야 비로소 생산이 가능해집니다. 더위와 병충해로부터 인삼을 보호할 수 있는 것이, 화학농약입니다.
그러나 유기농은 재배조건이 굉장히 열악하죠. 4-6년간 한순간만 삐끗하면 몇년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어떤 밭은 전부 타 들어가 생산이 아예 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더위와 병충해를 잘 견뎠으나, 밭에서 현재는 금지된 농약성분이 검출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유기농인삼 재배를 위한 땅을 구하기도 정말 힘들었죠. 전국토가 농약으로 재배한지가 벌써 몇십년인가요, 깨끗한 땅을 찾기는 정말 힘듭니다.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으로 오염된 땅이 많습니다.
완벽히 깨끗하고 해가 잘 들지 않는 음지형태의 땅이 있을까요? 그래서 머리를 좀 써서, 산비탈을 파서 아예 개간을 해버리는 방식으로 대처를 했죠. 근데 이것도 문제점이 산을 파버리니까, 새로운 층의 토양이 드러나지 않습니까. 그 흙을 다시 비옥하게 하는 작업이 필요해서, 호밀이나 수단그라스를 심고, 잡초가 자라나도록 몇년간 놔둡니다. 이를 경작 예정지 관리라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흙에 대한 잔류농약검사도 물론 진행합니다. 병충해는 친환경 자재인 유황과 보르도액을 사용하거나, 직접 식물추출물을 혼합해 만들어 사용하기도 합니다. 유기농인삼 방재에 관한 연구는 유황과 보르도액의 농도와 살포주기 살포시기 변수를 다양화하여 LAB과 현장 모두에서 검증해왔습니다. 아주 세밀하고 정교한 작업이라, 이 연구에만 최소 5년이 걸렸고 지금도 최적화를 위해 농업기술센터 농학박사팀과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유기농인삼의 경작방법과 일반인삼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유기농경작 이전에 일반인삼 경작을 10년이상 해왔습니다. 일반인삼은 질소보유량이 높아서, 몸통이 큰 경우가 많습니다. 질소는 식물성장에 필수적인 성분으로 화학비료나 가축퇴비에서 비롯합니다. 식물이 공기에서 끌어다 쓰기도 합니다. 하지만, 과도할 경우 조직이 단단하지 못하거나, 병충해에 약해지게 되고 농약을 더 많이 써야하는 좋지 못한 순환이 이어집니다. 유기농인삼은 보통 장마철에 잎이 모두 지고, 성장을 멈추는데 일반인삼은 잎이 붙어있는 경우가 많죠. 성장을 위해, 질소를 더욱 많이 주고, 여름에 타들어가는 것을 농약방제로 억제하여 생산량과 인삼의 크기가 늘어나게 됩니다. 유기농은 평균 1평당 1kg 수확하며, 일반인삼은 이의 두배가 넘습니다. 유기농인삼은 몸통이 얇고, 전체 부피대비 겉표면과 잔뿌리의 상대적 비율이 높기 때문에, 진세노사이드 함량이 다소 높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농약이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맛과향에도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주조하시는 분들께 드려보아도 향의 차이를 느끼신다고 합니다.
적자생존의 이치에 따라, 약한 것들은 죽고 인고의 세월을 버텨온 종자들만 살아남는 시스템을 계속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인삼은 또한, 종자개발이 많이 이뤄지고 있는데, 유기농인삼은 종자의 유출이 없으며, 생산량이 낮거나 크기가 다소 작더라도 재래종 사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재래종이 좀 더 작아요. 그러나 원칙은 원칙입니다.
Q. 얼마나 깨끗하게 만들어지나요?
깨끗하다는 것은 상대적인 기준입니다. 깨끗하다는 것을 어떻게 나타낼 수 있을까요. 중요한 것은 단발성의 검사가 아니라 시스템이라고 생각합니다. 매해 한필지당 4번의 320가지 잔류농약 검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필지에 중복기준 1280가지 잔류농약검사와 염도나 PH같은 부분까지 모두 측정합니다.
주변부에 농약을 뿌리는 밭이나 농가도 없어야 최소 4년간 유기농밭을 유지할 수가 있습니다. 유기농 인삼의 잔류농약과 일반인삼의 잔류농약검사에는 차이가 있어요. 우선 유기농은 320가지 검사를 진행합니다. 검사 수가 가장 많습니다. 또한, 잔류농약검출 기준농도도 다릅니다. 유기농 1ppm 백만분의 1분자만 검출되어도 인증이 취소됩니다.
지금껏 총100회 이상의 무농약,유기농 인삼 인증을 받아왔습니다. 잔류농약검사는 300회 이상 진행해왔습니다. 이정도의 시스템을 소비자가 알아줄까요. 아직은 모르겠지요. 유기농 인삼 인증서와 여타 인증서 사이에는 엄청난 가치의 차이가 존재합니다. 미래에는 모든 건강식품이 원재료와 생산자의 이력을 소비자에게 공유하게 될 것이며, 소비자는 더 깨끗하고 투명한 제품을 만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